입술로 선포할 때 누릴 수 있었던 하나님 나라

민순희 집사

수요심야기도회 때 ‘지금 이곳에서 누리는 하나님 나라’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들었는데, 하나님 나라가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오직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 희락이라고 했다.

그 말씀을 몇 번씩 큰소리로 따라서 하다 보니, 어느새 가슴 속에 저장이 되었다. ‘그래, 이 말씀을 붙잡고 기도해야지!’ 하면서 카톡 프로필 메시지에 저장해 놓았다.

금요일 날 새벽 출근길에 회사 근처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서려고 하는데, 난데없이 내 앞에 스님이 서서 식당 이모에게 상품권을 보여주며 밥을 달라고 하는 것이 보였다.

식당 이모가 황당한 표정으로 그냥 안 받겠다고 하니까 “진짜죠?”를 두 번이나 외치더니 밥을 들고 가는 것이었다.

나는 그것을 보면서, ‘저 영혼을 위해 기도해야겠구나’ 싶어 밥을 들고 자리에 가서 식사기도를 하는데 다른 날보다 길게 했더니, 내 앞에 앉은 회사 동료가 “오늘은 기도가 길어요, 지은 죄가 많은가 보네요”라고 했다.

그냥 웃고 밥을 먹는데, 자기는 절에서 하는 행사 때마다 절 지킴이 당번을 한다면서 이런저런 말을 했다. 나는 절이 싫어서 교회를 다닌다고 했다. 그런데도 그 동료가 자꾸 주일날이 초팔일이라고 하며 절에 오면 빵이랑 밥이랑 술을 준다고 오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교회 오면 밥도 준다, 교회하고 잘 맞겠다고 오라고 했다.

그 말을 다 듣고 있던 스님이 살며시 내 옆으로 오면서 지갑에서 명함을 꺼내려고 하는 것을 보고, “나 예수 믿어요!”라고 크게 외쳤다. 식당 안은 내 목소리로 가득찼다.

스님이 언제부터 교회 다녔냐고 물었다. “오래 되었어요. 예수 믿고 구원 받으세요!”라고 크게 말하고는 먹던 밥을 치우고 나와 버렸다. 스님은 “시원시원해서 좋구만” 했다.

회사로 가면서 생각했다. 하나님을 아버지로 시인하면 아버지도 나를 시인해주신다고 하셨던 말씀을 기억하면서, 혹시 성경공부를 하고 기도하고 말씀을 듣는 저에게 테스트 해 보신 거는 아닌지 생각했다. 아무튼 감사하고 은혜였구나를 생각하게 하는 하루였다.

나의 입술에 권세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